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언젠가 자신은 바다 위에서 빛나는 반지를 다시 보게 될 날이 있을까. 존은 먼지바람만 휘날리는 바깥으로 걸어 나왔다. 일그러지고, 부서지고, 처참히 밟혀버린 자신들의 도시는 이미 하나의 세계조차도 아니었다. …다시 볼 수 있는 날을 만들기 위해서 지금 나는 살아있는 것이겠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사실 혼잣말이었던 제 말에 새삼스럽게 현실을 자각한다. 사람들의 끊임없는 욕망들이 기황제로 모습을 바꿨고, 멸망해버린 세계는 한 줌 재로 변해 하늘로 날아갔다. 남아있는 것들은 미처 타다 남아 시커멓게 그을린 마음뿐이다. …존은 그런 그을린 마음을 씻어냈다. 씻어내려고 노력했다. 생각한 만큼보다도 더 잘 지워지지 않는 기억에 괴로워 발버둥을 쳤다. 이미 사람을 구해낸다는 방법 같은 건, 실현하기 어려운 허상에..
나는 녀석이 싫었다. 녀석을 향한 마음이 라이벌로의 질투심에서, 호감으로, 애증으로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도 녀석은 나에 대한 감정이 동료 이상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포기했다. 굳이 연인이라는 호칭을 달지 않더라도 나는 그 녀석을 가장 오래 봐왔고, 그만큼 제일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가끔 녀석의 표정을 알아맞추면 놀라는 표정을 하고는 하는데, 그것이 나를 배부르게 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녀석이었다. 그렇게 나를 다 흔들어놓았던 네가, 다른 녀석과 함께 웃고있다.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세상이 전부 네 것인 것 마냥 굴고 있다. 그 동안 내가 너에게 느꼈던 감정이, 마음이 배신당하는 느낌이었다. 잭은 생각했다. 그래, 나는 네가 역시 싫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 그런가,잭. " 유세이는 드물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펑펑 우는 것도 아니었다. 입에서 흘러야 했을 울음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유세이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눈물은 조용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잭은 그제야 무언가 잘못됨을 눈치챘다. " ...너는 날, 내가 널 좋아하는 감정을, 그런 식으로만 여기고 있었던 건가... " 실망과 원망, 혐오였다면 차라리 덜했을 것이다. 유세이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자조, 이미 모든 것을 손에서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다, 유세이. 아니다. 그러나 잭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도 알고 있었다. 당장 미안하다고, 내가 오해했다고 말해야함을 앎에도 입은 문을 걸어잠그고 열어줄 생각을 하지않았다. 오히려 헛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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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 존이 유세이에게로 한 발짝 다가오며 말했다. 그 말에 반응하듯 유세이는 몸을 움찔 떨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둘의 간격은 처음 그대로, 여전한 채였다. " 당신은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동료를 믿었습니다. 그것에 보답하듯 당신은 스스로가 갈망하던 시티와 새틀라이트의 통합을 보란듯이 이루어냈지요. 그런데 저는...어째서. " 존은 주먹을 꽉 쥐었다.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겠는 듯 바들바들 떨리는 주먹에 유세이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자신은 존의 마음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구하고 싶은 것을 구하지 못 했을 때의 자괴감과 죄책감, 무력감의 그 모든 것을. 존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노여움이 담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 ㅡ저는, 시티를 구하기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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